루게릭병 유튜버 필승쥬, 세상에 남긴 마지막 희망
루게릭병 유튜버 필승쥬, 세상에 남긴 마지막 희망
지난 9월 26일, 유튜버 필승쥬(본명 강승주) 님이 32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루게릭병이라는 희귀 난치병과 맞서 싸우며, 자신이 살아가는 하루하루를 유튜브에 기록했습니다.
이제는 그의 채널이 그가 세상에 남긴 '희망의 기록'이 되어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의 비범한 투병기
필승쥬는 2019년부터 루게릭병(ALS,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의 초기 증상을 경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전까지는 국가직 공무원으로 일하며 평범한 20대를 살아가던 청년이었지만,
병세는 빠르게 진행됐고 2021년에는 보행이 어려워져 결국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포기 대신 기록을 택했습니다.
2022년, 유튜브 채널 ‘필승쥬’를 개설해 “루게릭병에 걸린 한 평범한 사람의 일상”이라는 주제로 투병기를 나누기 시작한 것이죠.
희망을 말하던 목소리는 멈췄지만
필승쥬는 몸이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안구 마우스와 주변 지인들의 도움으로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그의 콘텐츠는 단순한 투병기가 아니었습니다.
- “오늘은 사과주스를 마셨어요. 이유? 그냥 핑계예요.”
- “병에 걸린 건 불행이지만, 살아있는 건 축복입니다.”
- “하루를 사는 게 특별한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마지막 영상인 <사과주스는 핑계고>는 지난 5월 업로드되었으며,
이후 그의 채널에는 수많은 추모의 글이 쏟아졌습니다.
“당신의 영상 덕분에 힘든 하루를 버텼어요.”
“살아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됐습니다.”
“당신은 정말 위대한 사람입니다.”
이런 댓글들은 그의 삶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루게릭병, 여전히 낯선 병
루게릭병(ALS)은 운동신경세포가 점점 사멸하면서 전신 근육이 마비되는 희귀병입니다.
진단 이후 수년 내에 대부분의 신체 기능이 마비되며, 아직 완치법이 없는 난치병입니다.
- 대한민국 내 루게릭병 환자 수: 약 1,000명 내외
- 치료법: 완치는 불가능, 진행속도 완화 치료만 가능
- 치료비: 고가의 치료와 재활장비, 가족의 간병 부담 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인식은 낮고, 제도적 지원도 아직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삶의 끝에서 전한 진심
필승쥬는 고통을 감추지 않았고, 무조건적인 긍정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하루를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루게릭병뿐 아니라, 우리가 겪는 모든 고통과 병, 외로움, 두려움에 맞서는 사람들에게
큰 위로와 용기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 “우리는 누군가의 인생이 얼마나 빛났는지를 죽은 뒤에야 기억합니다.
하지만 필승쥬는 살아있는 동안에도 그 빛을 보여준 사람입니다.”
남겨진 우리에게
필승쥬의 장례는 9월 27일 오전 8시 30분, 한일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됩니다.
장지는 진주시 안락공원입니다.
이제 우리는 그가 남긴 이야기와 정신을 어떻게 기억하고 이어갈지 고민해야 합니다.
- 더 많은 이들이 희귀병에 대해 알 수 있도록
- 환자들이 사회 속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 ‘기록’이 다시 ‘희망’이 될 수 있도록
그의 유튜브 채널은 이제 ‘추모’가 아닌 ‘존경’의 공간이 되었습니다.
마무리하며
필승쥬 님,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뎌내며 보여준 용기와 진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당신의 삶은 짧았지만, 누구보다 깊고 아름다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